이름은 부룩쇠.
부룩송아지 같대서 부룩쇠라고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아닌게아니라 조금 미련하고 고집은 대단하고 기운은 무척 세어서…… 그리고 또 노란 머리가 곱슬곱슬한 것이라든지 넓죽한 얼굴이 끝이 빨고 두 눈방울은 두리두리 코는 벌씸한 게 뒤로 젖혀진 것이라든지 흡사 부룩송아지 같기는 했읍니다.
그래서 주인영감은 가끔 부룩쇠가 미련을 부린다든지 고집을 쓴다든지 해서 답답증이 나면
“이녀석 대가리에 밤만씩한 뿔만 나보아라. 당장 그때는 코를
꿰어놀테니.”
하고 농담삼아 꾸지람을 곧잘 합니다.
성(姓)은 모릅니다. 부룩쇠 저도 모르거니와 다른 사람도 아무도 모릅니다. 성뿐 아니라 나이도 몇살인지 모릅니다.
“부룩쇠야, 너 몇살 먹었느냐?”
이렇게 어른들이 물으면 부룩쇠는
“몰라유.”
할 때도 있고 그래서 다시
“이녀석아 네 나이를 몰라?”
하면
“잊었세유.”
합니다. 그러나 또 어느때는 나이를 물으면 열한 살이라기도 하고 열두 살이라기도 하고 껑충 뛰어서 열아홉 살이나 뚝 떨어져 다섯 살이라고 대답을 해서 남을 하하 웃기곤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모두 그럴 것이 부룩쇠는 본래 이 마을 아이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햇수로 치면 여섯 해 전, 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늦은 가을 어느날 저녁때였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