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순간 뒤에 노자작의 노염에 불붙는 눈은 휙 돌아와서 아들의 얼굴에 정면으로 부어졌다.
“네게는 ― 네게는 ―.”
노염으로 말미암아 노자작의 숨은 허덕였다 ―.
“네게는 아비가 그렇듯 노쇠해 뵈더냐!”
일찌기 호랑이 같은 재상으로서 선정(善政)에 학정에 같이 그 이름을 울리던 노자작의 면목은 여기서 나타났다. 얼굴은 누렇게 여위었지만 거기서 울려나오는 음성은 방을 드렁드렁 울리었다.
다시 흥분해 가는 아버지의 앞에 두식이가 어쩔 줄을 모르고 창황하여 할 때에 아버지는 다시 고함쳐서 저편 방에 있는 충복 왕보를 불렀다.
“야. 왕보야 ― 왕보야 ―.”
충실한 왕보였다. 비록 잘 때라도 주인에게 대한 주의는 끊치지 않고 있던 왕보는 주인의 부름에 곧 이 방으로 달려왔다. 그 왕보에게 향하여 노자 작은 마치 어린애같이 자기의 처지를 호소하였다.
“왕보야. 나는 좀 자고 싶구나. 그런데 이 ― 이 ― 이 사람이 귀찮게 굴어서 잘 수가 없다. 날더러 노쇠했다는구나. 날 제발 좀 자게 해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