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가 이상한 병에 걸리기는 다섯 달 전쯤이다. 처음에는 입맛이 없어져서 음식은 못 먹으면서도 배는 차차 불러지고 배만 불러질 뿐 아니라 온몸이 부으며 그의 얼굴은 바늘 끝으로 꼭 찌르면 물이라도 서너 그릇 쏟아질 것같이 누렇게 되었다. 그의 말을 들으면 배도 그 이상으로 되었다 한다. 그렇다고 몸이 어디가 아프냐 하면 그렇지 않고 다만 어지럽고 때때로 구역이 날 뿐이다. 그는 S의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다. 그러나 병은 조금도 낫지 않고 점점 더해 갈 뿐이다. 마침내 그는 S의원에 입원하였다. 나는 매일 그를 찾아가보았다. 그는 언제든지 안락의자에 걸터앉아 있다가 내가 가면 기뻐서 맞고 곧 담배를 청한다. 예수교 병원이라 입원 환자의 담배 먹는 것을 금하므로 그는 내가 가야 담배를 먹는다. 간호부는 그와 서로 아는 처지이므로 다만 씩 웃고 볼 따름이다. 그의 뛰노는 성질은 병원 안에 가만히 갇혀 있는 생활이 무한 견디기 힘든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무슨 일로 여행을 좀 하게 되어 그 준비로 이삼 일 동안 병원에 못 갔다가 이삼 일 뒤에 작별을 하러 가니까 그의 병이 격변하여 면회 사절이라 한다. 원장은 마지막 그에게 죽음을 선고하였단 말을 들었다. 나는 그만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