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벌이를 쫓아서 어제는 서쪽으로 불리고 오늘은 동쪽으로 흐르게 되는 신세가 되니 가지각색의 고생도 고생이려니와 별별 흉하고 무서운 일도 많이 보게 됩니다.
지금 여기 쓰는 것도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목도한 사실인데 내가 본 여러 가지 인상 가운데서 가장 무서운 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이 그때 그 광경을 목도한 친구들은 처음 보는 참혹한 일이요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참말이지 지금도 그 생각이 번쩍 하면 그때 광경이 뚜렷이 눈앞에 떠올라서 소름이 쪽 끼치면서 눈이 저절로 감기어집니다. 그러나 그뿐입니까? 그 때문에 세상에 기계라는 기계와 쟁기라는 쟁기는 다 미워진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여러분도 아시는 일이라고 믿읍니다. 작년 이때 함경북도 ××역에서 콩을 쓸던 늙은 부인이 기차에 치어서 죽었다는 보도가 신문 지상에 굉장히 났던 것은 여러분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여기 쓰는 것은 그것인데 그 광경을 나는 그때 ××역의 노동자로서 친히 목도하였읍니다.
아이그 무섭기도 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