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문학 사상 가장 탁월한 단편소설로 꼽히는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의 작품집. '무진기행'은 1960년대 산업화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비롯된 여러 사회 병리적 현상들, 즉 배금주의, 출세주의, 도시지향성 등을 안개 자욱한 무진을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의 허무주의적인 시각과 함께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윤희중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일상으로 회귀하는 소유자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 갈등하는 그의 모습이 잘 묘사된 작품이다. 이 작품집에는 그의 문단 데뷔작인 62년작 '생명연습'부터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들의 낮은 울타리', '차나 한잔'등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감수성의 혁명' 김승옥의 작품세계는 주로 자기 존재이유의 확인을 통해 지적 패배주의나 윤리적인 자기도피를 극복해 보려는 작가 의식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