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강경애는 황해도에서 가난한 농민의 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가난한 아버지마저 일찍 여의고 어머니를 따라 의붓살이를 했다. 일찍이 스스로 글자를 깨친 강경애는 이복형제들의 구박을 피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고 수필 「자서소전」에서 밝히고 있다. 이 시기에 겪었던 심리적 경제적 곤란은 그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1년 단편소설 「파금」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함으로써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불우한 가정환경과 극한의 궁핍 서울 중심의 중앙 문단과는 동떨어진 생활 등 강경애는 식민지 시기 다른 여성 작가와는 다른 환경에서 출발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라면 자기 정체성을 세우는 성찰의 시간도 글을 쓸 만한 시간과 공간도 가지지 못한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며 가정에서 글을 썼다. 국내 및 간도에서 항일투쟁을 벌인 사람들의 실상과 하층민들의 불우한 현실 등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알리는 것을 작가로서의 의무로 생각한 그는 자신의 소설 작품에 삶의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시켰다. 대표적으로는 식민지 시대의 투쟁적 인간상을 그린 「인간문제」 「지하촌」 「소금」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강경애는 나라를 잃은 식민지 시대에 아버지마저 잃고 가부장적 시대의 가난한 여성이라는 삼중고를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필체로 이를 고스란히 글로 표현해온 소설가이자 언론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강경애 단편 걸작선에는 「파금」 「번뇌」 「어둠」 「마약」 「산남」 「부자」 「동정」 「유무」 「해고」 「축구전」을 소개한다. -1930년대로 타임 슬립을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