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2년 『사상계』에 단편소설 「후송」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강」 「우리 동네」 「남문통」 「뒷개」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 등 특유의 절제미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의 스타일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1976년 소설집 『강』과 중편소설 「가위」로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했으며, 1983년 단편소설 「철쭉제」로 월탄문학상을, 1986년 「달궁」으로 한국문학창작상을, 1995년 소설집 『붕어』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1998년 중편소설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으로 그해 제정된 김동리문학상을 처음으로 수상했으며, 1999년 소설집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2년 연작 장편소설 『용병대장』으로 “감식안에 훈련된 소수의 독자들마저 세심한 독해력을 요구하는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적으로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소설집 『강』 『가위』 『토요일과 금요일 사이』 『철쭉제』 『붕어』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 『모구실』 『빗점』, 중편소설 『말뚝』, 장편소설 『달궁』 『봄꽃 가을열매』 『용병대장』, 산문집 『지리산 옆에서 살기』 『개나리 울타리』 등이 있다.
초기작부터 치밀한 구성과 세련된 문장으로 단편 미학의 정수를 선보여온 서정인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이전의 작품을 답습하지 않으며 실험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서정인 소설은 소시민의 일상을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면서, 점점 일차원적이고 말초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의 시선을 다시금 날카롭게 벼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