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은 불행이 어떻게 오는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확률 너머의 세계에서 밀어닥친다.”
발 둔 곳이 무너져내려 향할 곳은 아래뿐일 때,
그럼에도 잿빛 너머의 희미한 빛을 본다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군더더기 없는 활달한 힘, 소통의 문제를 다루는 시선과 방식에 있어서의 개성과 건강성”(소설가 오정희, 전상국) “인간과 삶에 대한 애정과 통찰”(문학평론가 김미현)을 지녔다는 평과 함께 제13회 김유정소설문학상, 제2회 『세계의문학』 신인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 이경의 두번째 소설집 『비둘기에게 미소를』이 출간되었다. 화려한 도시의 응달에 도사린 불온과 비참을 강렬하게 묘파한 첫 소설집 『표범기사』(민음사, 2011) 이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대의 변화된 모습을 공들여 관찰해온 이경은 이번 소설집을 통해 청년 홈리스, 배달 플랫폼 노동자, 미혼모 등 오늘날의 현실에 발 딛고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그 바탕을 이루는 시스템의 문제를 직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