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어마, 오늘 소죽엔 콩깍지나 좀 넣고 끓여라.”
하고 주워온 벼이삭을 고르고 있던 오구랑이 할머니가 여물깍지 광 앞으로 삼태기를 가지고 가는 며느리를 보고 광목 짜개는 소리를 친다. 나는 구유에 괴었던 턱을 번쩍 들면서 내가 잘못 듣지나 않았는가 하고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고는 나 자신의 귀가 거짓말한 것이 아닌 것을 다지고는 ‘후유’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밀짚 위에 네 굽을 꿇으면서 중얼거리었다.
이런 빌어먹을 놈의 신세가…”
죽에다 깍지나 콩을 넣으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지를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인제 이 집도 또 다 산 모양이로구나!”
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나는 이러한 향응(饗應)에 여러 번 속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