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못한 반쪽 인생들이 맞이하는 특별한 삶의 순간!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은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소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최민우의 첫 번째 단편소설집이다.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진부한 현실 속에서 작은 틈새를 발견해내고, 그 틈새야말로 우리를 특별한 삶의 순간으로 데려다줄 유일한 가능성임을 이야기하는 여덟 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등단작인 《반ː》에서는 우연히 취직하게 된 ‘떴다방’(중년 여성들을 현혹해 물건을 비싸게 팔아치우는)에서 오래전 집을 나갔던 어머니(떴다방의 알선책인 거미가 되어 돌아온)와 재회하게 되는 ‘나’, 험난한 세상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1인용 돈까스집에 그려진 가짜 문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레오파드》 등 모든 작품에는 온전한 것이 하나도 없는 반쪽짜리 인생들이 그려진다. 완벽하지 않은, 뭔가 부족한 듯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강력한 실감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