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에요. 다른 인간들은.”
『살(煞):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신을 받으라』
무속 추리 스릴러의 압도적인 이름, 박해로 작가의 최고작
『살(煞):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와 『신을 받으라』를 통해 무속 공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박해로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 네오픽션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인간 욕망을 대변하는 근원적이고 문명 초월적인 공포와 무지막지한 신비를 선보여온 박해로 작가는 한국 특유의 무속신앙 전통에 이색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상상력을 덧붙여왔다. 그 작품들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보다 더 기괴하다는 평을 받았던 박해로 작가는 이번 소설 『올빼미 눈의 여자』를 통해 더욱 새롭고 강력하게 돌아왔다. 무속과 신비주의를 사회적인 것들과 결합시키며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상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이 소설은 이 시대 가장 빼어난 스릴러이자 박해로 작가의 최고작이라고 할 만하다.
이야기는 주인공 기성이 공무원 연수원 기간 동안 겪은 기이하고 기막힌 일과 그 일이 있기 전과 후를 총망라하며 전개된다. 기성은 연수원이 위치한 섭주에서 우연히 두 모녀(알고 보니 대학 동창이었던 딸 연진과 〈변강쇠전〉 시리즈 등 누구나 알 만한 유명한 영화들에서 분장과 의상을 담당해온 엄마 주리)와 엮이며 헤어 나올 수 없는 기괴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 배후에는 공포스러운 올빼미 눈의 할머니가, 더 근원에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무한 경쟁이라는 사회상 그리고 섬뜩하고 신랄한 진실이 바이러스가 되어 떠돌고 있다. 특히나 2020년,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희대의 전염병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이때에 곱씹어볼 만한 장면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