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알약, 빨간 알약. 과연 우리는 어떤 알약을 선택할 것인가!
한동오의 SF 하드보일드 『홀로그램 여신』. 현실과 환상, 자본과 진실 혹은 그처럼 상대적인 관계에서 대치하고 있는 가치들의 분쟁과 갈등을 최대한 현실적이고 냉혹하게 그려낸 저자의 첫 작품이다. 마치 예언서처럼 인간과 자본의 끝없는 욕망의 결말을 묘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실제와 존재를 돌아보게 한다.
2025년 여름, 사설조사업체를 운영하는 태하에게 차수연이 찾아와 가출한 딸 한나를 찾아달라고 한다. 한편 결혼식을 끝내고 신부와 함께 인천대교를 건너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나’는, 비 쏟아지는 어느 빌딩의 옥상에서 다시 눈을 뜬다. 그러다 정체불명의 구체에게 공격을 받다가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구출된다. 아버지는 ‘나’에게 지금은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카를로스를 만나기 위해 칠백 층 너머에 있다는 한 카페로 향한다.
태하는 한나가 여러 남성과 원조교제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뒤쫓다 폐쇄된 인천항역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한나를 찾아낸 태하는 자신의 아내가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을 발견한다. 그리고 ‘마야’라는 알약에 대해 알게 된다. ‘나’는 한 여자를 만나고, 그녀는 기묘한 방법으로 방대한 세월에 걸친 자신의 과거를 체감케 해준다. 하지만 이내 들이닥친 구체들과 괴물들의 공격에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