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권 : 박제를 넘어 영원으로 날다
● 군함이 구두짝처럼 벗어 던져져 있었다
● 성 베드로 군이 나에게 세 번씩이나 알지 못한다고 그런다
● 거울은 페이지의 그냥 표지
● 보이지 않는 묘혈 속에서 나는 들어앉는다
● 이것이 내가 참살당한 현장의 광경이었다
● 방대한 벽은 속으로 곪아서 벽지가 가렵다
● 사람들은 그 소녀를 내 처라고 해서 비난하였다
● 자조하는 표정 위에 독한 잉크가 끼얹힌다
● 그때 누가 내 경로를 디디는 이가 있다
● 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도처에서 들킨다
● 신발을 벗어버린 발이 허천에서 실족한다
● 비껴 서는 악취에 허망과 복수를 느낀다
● 비누가 통과하는 혈관의 비눗내를 투시하는 사람
● 키가 크고 유쾌한 수목이 키 작은 자식을 낳았다
● 어디에도 행복은 없다
● 내 가벼운 무장에서 피가 좀 난다
● 검거된 사나이는 지도의 인쇄된 분뇨를 배설하고
● 나는 매일 허위를 담은 전보를 발신한다
● 까마귀는 흡사 공작과 같이 비상하여
● 산 사람의 골편을 보신 일 있수?
● 백골까지 내게 혈청의 원가상환을 강청하고 있다
● 이 도시는 몹시도 가솔린 내가 나는구나
● 그런데 Y 자는 죽었다. 정말 그 편지가 배달되자 죽었다
● 사태는 그 절정에서 폭발하였다
● 자, 운명에 순종하는 수밖에! 굿바이
● 나를 조금씩 조금씩 죽이려던 것일까?
● 1937년 4월 초순 동경 대학 병원, 이상의 병실
● 1937년 6월 하순 망우리 공동묘지
● 다시 2009년 늦가을 어느 날 일본 도쿄
● 남은 이야기
작가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