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테의 강을 알고 있나요?”
“기억을 잃은 강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그 신화에 나오는 강. 마시게 되면 모든 기억을 잃게 되는 망각의 강.”
이때 나는 로지의 눈을 잠깐 보게 된다.
“수현 씨가 언젠가 나를 아프게 했던 말도 기억나시나요? 영혼은 복제되지 않는다는 말…….”
변호사인 주인공 수현은 아버지와 주변의 잇단 죽음을 경험하며 상실감 속에서 변화를 원하고 있는 중이었다. 끊임없이 생명이 죽어가고 있다는 의뢰인과의 기이한 상담과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숨진 자식 때문에 자살한 동료 변호사, 이들의 문제와 아버지의 죽음이 겹쳐지면서 예전의 평온했던 그의 일상은 점점 흐트러지고 삶은 혼란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