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된 청춘들!
제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수상작가 유현산의 소설 『1994년 어느 늦은 밤』. 폭풍 같던 1990년대를 다룬 정통 사회파 스릴러로, 지존파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세종파’라는 가상의 범죄 집단을 만들어냈다. 세상에 편입되지 못한 분노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한 범죄 집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 동네에서 자란 다섯 명의 빈민촌 아이들. 소외된 계층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기만 하고, 허무주의에 빠져 행동하지 못하는 한동진을 제외하고 친구들은 1993년 세종파를 결성한다. 강간, 살인, 납치 등 온갖 범죄를 일삼게 된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비뚤어진 신념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드는데….
북소믈리에 한마디!
넘어설 수 없는 불평등과 부조리가 가득한 체제 속에서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당한 젊은이들의 좌절은 분노를 폭발시켰고, 이것은 무차별적인 폭력과 잔혹한 범죄로 이어졌다. 사실 그들의 목표는 ‘돈’이었지만 그 과정에 개입된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더 극악무도한 범죄에까지 다다르게 된다. 이 소설은 지존파 자체보다는 그 시대가 만들어낸 상처에 주목하고 있다. 범죄 집단에 완벽하게 속하거나 벗어나지 못했던 인물 한동진을 1인칭 시점으로 내세워, 1990년대라는 시대가 가지고 있던 모순과 풍경을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