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의 다양한 시각과 정의에 입각해볼 때, 『멸화군 불의 연인』은 그 조건을 온전히 갖춘 소설이다. 지나간 조선시대 배경에 초자연적인 존재인 ‘화귀’와 ‘불의 영웅’을 등장시켰다는 점, 이야기의 큰 줄기가 ‘영웅들의 모험’이라는 점, 작품 속 주인공은 평범한 사회적 인간이 아닌 개성적인 존재라는 점이 로맨스 소설임을 뒷받침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불에 지배당한 악당과 싸운다. 이 개성적인 인물들이 치열한 혈투를 펼치는 전개도 흥미진진하지만, 또 한편에서 그려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 요소다. 《돈키호테》와 같은 기사모험담과 《마담 보바리》 같은 연애담이 공존하는 한국판 로맨스 『멸화군 불의 연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