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읽기의 즐거움, 한국 근현대 소설.
[봉별기 逢別記]
1936년 <여성>지에 발표된 단편소설. 23세인 ‘나’는 폐병 요양차 신개지(新開地) B온천에 간다. 간 지 사흘도 못 되어 기생집에서 금홍을 만나게 되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나’는 금홍을 불란서 유학생인 우와 변호사 C 등과도 잠자리를 같이 하게 하는데...
[지주회시 ?蛛會豕]
1936년 <중앙>에 발표된 단편소설. 카페 여급인 아내와 무능력한 남편의 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의 표제 ‘지주회시(지주會豕)’는 ‘거미가 돼지를 만나기, 또는 모으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돼지를 의미하는 시(豕)는 ‘발얽은 돼지의 걸음걸이’를 의미하는 축(?)자의 파괴로서, ‘거미줄에 얽힌 돼지의 걸음걸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지주회시’라는 제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 이용하고 파괴하는 가해적인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주인공과 아내의 관계, 돈을 둘러싼 친구와 주인공의 대립, 전무에게서 돈을 긁어내려는 아내의 술책 등을 통해 가정과 사회의 퇴폐와 병리를 조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