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대의 청춘들, 우리는 모두 불안하다. 우리에게 정말 희망은 존재할까?
스물일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포부와 패기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나이이다. 입시에 시달리던 십대라는 감옥에서 벗어났다는 자유를 만끽하는 이십대 초반을 지나 이십대 후반으로 들어서는 그 시간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는 때이다.
『종이달』은 오늘날 젊은이들의 이러한 불안한 심정을 나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려낸 스물일곱 청년 백수의 자아 찾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박주영은 2006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백수생활백서??와 그 밖의 작품들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무정부주의자들의 그림책?? 등을 통해 이 시대를 대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고민을 이야기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제까지 작가가 그려온 이야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내는 청년들의 아슬아슬한 처지와 불안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밀착하여 보여준다.
점수에 맞춰 적당히 대학에 들어가고, 졸업하여 어렵지 않게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일 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로 지내는 승아는 하고 싶은 것도 무엇을 할 의욕도 없는 우울한 스물일곱 살의 청춘이다.
학창시절 줄곧 일등만 하던 친구도,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큰오빠도 사회에서는 승자가 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누군가의 특별한 사정이 아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지금 겪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외치며 “아무렇지도 않게 방구석에 자신을 구겨두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우리 젊은이들의 자화상이 이와 같을 것이다.
박주영은 그의 소설 『종이달』을 통해 절망의 시기를 살아내는 우리 시대 청춘들의 삶과 그 삶을 버텨내는 불안한 심정을 치밀한 묘사로 펼쳐내고 있다.
만개하기도 전에 져버리는 건 아닐까 두렵고 불안한 승아의 목소리에 독자들은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빠지지 않는 외모에 집안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스물일곱의 백수 윤승아. 대학 졸업 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일 년 겨우 다니다 일이 싫다는 이유로 그만두고 그보다 못한 회사 몇을 들락거리다 이제는 백수로 작은오빠 집에 살며 놀고 있다. 학교에서 줄곧 일등만 하던 친구 효림도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방황 중이고 크면서 늘 비교 대상이었던 잘난 큰오빠도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으로 미국에서 산다. 학교에서의 일등은 그저 그뿐, 사회는 또 다른 세계이다.
승아의 나날들은 우울하기만 하고 이십대에 벌써 희망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의미 없는 시간들, 자포자기의 나날들을 보내던 그녀에게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