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삭은 젊은 날의 기억을 더듬어 켜켜히 쌓인 응달진 낙엽길을 더듬어 거닐어 보았다. 누구나 한번 쯤 겪었을 호기롭던 시절의 첫사랑의 기억은 책갈피에 꽂아 둔 부스러질듯한 낙엽과도 같아 소중히 간직하다 가끔씩 꺼내보지 않았을까. 이러한 추억놀이도 생활의 형편과는 관계없이 각박한 현실과 너무나 비조화라서 산들바람이 왔다 간 정도까지만 허락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바삐 살다가 문득 마음이 허해진다면, 들개의 낮잠이 한가로운 간이역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