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의 시편들에는 사랑의 속성으로서 그리움과 외로움, 기다림과 안타까움의 정감들이 넘실거린다. 그는 사랑이 현재와는 단절된 것, 미완이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삶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오늘의 삶을 지탱하고 이끌어가게 해주는 힘이라고 인식한다. 한편, 그의 시의 또다른 특징은 자아성찰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자연친화적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김재홍 교수가 `부끄러움의 미학`이라 정의한 시적 특징이 `사랑`의 속성과 자연친화적 상상력이라는 두 개의 축을 만남으로써, 시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센티멘탈한 정감으로 떨어지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김용화의 시는 평화지향의 시, 자아성찰의 시, 생명력 복원을 갈망하는 시로 볼 수 있다. 인간 내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음미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