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의 즐거움(문학동네포에지059)

김명리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28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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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 편집자의 책소개
23년 만에 새롭게 다시 만나는

한국 서정시의 어떤 극점!

정갈한 시어로 존재의 비극적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김명리 시인의 세번째 시집 『적멸의 즐거움』을 문학동네포에지 59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1999년 초판 발간으로부터 꼬박 23년 만의 일이다. 1984년 『현대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명리 시인은 『물 속의 아틀라스』(1988), 『물보다 낮은 집』(1991) 두 권의 시집을 발표하면서, 깊은 상처와 강한 자의식을 시인 특유의 격정적 리듬으로 표출해왔다. 그후 8년여 만에 펴낸 그의 세번째 시집 『적멸의 즐거움』에서는 보다 정련되고 정화된 시세계를 보여준다.

총 63편의 시들로 짜여진 『적멸의 즐거움』에는 세월의 두께 위에서 피워올린 환한 세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 환한 세계는 순진무구한 세계가 아니라 상처 속에서, 그 상처를 딛고 일으켜 세운 환함이다. 폐허의 유적들을 답사하는 시인의 눈길은 쓸쓸하고 적막하지만, 그 폐허들은 시인의 언어에 의해 소멸에서 신생의 차원으로 거듭난다. 이것이 바로 김명리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펼쳐보이는 새로운 서정의 진경(眞景)이다.

정과리 평론가는 김명리에게서 “가장 본질적인 시를 빚어내려는 시인의 뜨거운 노동”과 “오직 언어에만 작용하는 형이상학적 고행”을 읽어내며 김명리 시인이 지닌 가장 큰 중력이 시임을, 그 숙명을 감당하며 온몸으로 수행(修行)하며 비의의 바위를 세운다고 보았다. 이것은 “한국 서정시의 어떤 극점에 가 닿았다는 느낌을 준다”.(『문학과사회』 2000년 봄). 『적멸의 즐거움』에는 “시의 제단에 바친 지극한 공(恭)이 편편마다 깊이 묻어 있다”(고진하). 격조 있는 서정시의 미덕을 골고루 갖춘, “우리 시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이 처연하고도 아름다운 서정” 앞에서는 “상처도, 그늘도 다 환해진다”(안도현).

그런가 하면 김수이 평론가는 폐허에 대한 순례자이자 소멸을 살아내야 하는 유약한 개별자라는 존재의 한계를 그려내는 한 마리의 새로 시인을 읽어낸다. 어둡고 한적한 폐허에서 김명리 시인이 발견한 소멸의 진정한 이면을 언급하며 적멸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말한다. 오직 “어둡고 텅 빈 새조롱”이 하나 매달려 있을 뿐이다, 이것을 모르는 세상의 존재들은 그 초라한 기착지를 향해 쉼없이 “날아간다”(『문학과사회』 2000년 여름).



신생과 훼멸의 눈부신 접목,

존재를 초탈하는 깊고 드넓은 적요의 세계



『적멸의 즐거움』을 관통하는 주된 정서는 ‘적요’이다. 인간의 소박한 소망과 헛된 욕망이 천년의 세월에 씻겨 텅 빈 절터로 남은 공간에서 만나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그 고요의 소리로만 남겨진 세월의 무게가 빚어낸 적멸의 공간에서 시인은 “삐걱대는 맨 뼉다귀에 바람소리나 들이고 있는 저/적멸” “저 가득가득 옮겨앉는/햇빛부처, 바람부처, 빗물부처”(「적멸의 즐거움」)와 같은 폐허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저 사어(死語)의 공간에서 시인은 과거로, 그러니까 저 절터의 준공 시기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시인은 과거에서 되돌아나와 현재의 삶의 안쪽으로 파고든다.

김명리 시 곳곳에 무르녹아 있는 “천년을 기어 뻘밭을 통과한/진흙게“(「먼길」)의 고통은, 바로 시인 자신의 고통이다. 시간과 공간을 온몸으로 폐허를 통과하는 자의 고통은 그러나 생을 견디는 도저한 힘으로 전환되고, 그것은 다시 자기 자신, 그리고 세계와의 화해를 거쳐 초탈의 경지를 향해 환하게 열려 있다. “저 어둠들을 비추기 위해/겨울산 바위 벼랑끝은 저다지 환하고” “노래는 다시 시작되지”(「다시 부르는 노래」). 이 시집은 한마디로, 폐허 위에서 신생을 위해 ‘다시 부르는 노래’인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김명리
1983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물 속의 아틀라스』 『물보다 낮은 집』 『적멸의 즐거움』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제비꽃 꽃잎 속』 『바람 불고 고요한』, 산문집 『단풍객잔』이 있다.

목차소개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비 오는 주막 / 저무는 강물 위에 / 얼음 위에 내리는 눈 / 빈집 / 가을 수종사 / 봄밤의 수문을 열다 / 물결들 / 냇물 / 물소리를 따라간다 / 백천사 길 / 흐르는 집 / 유수지, 봄 / 진눈깨비 / 먼길 / 밤바다, 그 울음의 지척 / 적념

2부
배밭 속의 집 / 배밭 속의 길 / 눈길 / 푸르른 밤 / 대작 / 또 봄이 왔으니 / 붉오동 심은 뜻은 / 해미(海美)라는 이름 / 가을나무의 말 / 내설악 가을나무의 말 / 리기다소나무 / 어흘리는 안개를 붙든다 / 겨울 제부도 / 동해 일몰 / 오지리 벌말의 밤 / 들판에 서서

3부
느릅나무 그늘 / 적멸의 즐거움 / 꽃그늘 사이로 / 배롱나무 / 소리에 귀를 베이다 / 운주사 와불의 눈 / 풀잎 속의 방 / 어라연 여울목에는 / 소나기떼 / 능소화 꽃핀 그 마을을 돌아나올 때 / 고달사 빈 절터에 누가 사나 / 등대 / 다시 부르는 노래 / 사랑의 길 / 낙수

4부
새 / 새란 새들은 온갖 구름들은 / 아주 가벼운 웃음 / 배음 / 여량에 저물다 / 내 안의 짐승 / 일몰을 몰아오는 새 / 발걸음 뒤 / 누가 내 등을 떠밀었나 / 9월 바다는 / 무거운 새 / 얼음꽃 / 전등사, 눈 / 서호에서 / 우포 가는 길에 /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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