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운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친밀한 타인의 부재가 그려낸 상실감과 고독의 풍경
일상의 허기를 잠재우는 온전한 믿음의 회복
2016년 문학나무 신인문학상에 단편 「경계의 원칙」이 당선되면서 등단한 박초이의 소설집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가 출간되었다. 장편 『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신작소설집이다. 고립과 소외의 감각을 공통분모로 한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와 「사소한 사실들」 두 편의 소설이 담겼다. 연작소설이 아님에도 두 작품은 미래를 공통분모로 나눠가진 반쪽처럼 서로를 되비춘다.
작가는 비루한 현실 속 자신의 미래와 자그마한 경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들의 내면을 곡진한 문체로 그려내는데, 주인공들은 제각기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어떻게든 삶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서로 비슷한 정서적 상황에 속해 있기도 하다. 그것은 자신이 내내 꿈꾸었던 목적지가 사실은 부서지기 쉬운 어떤 것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됐을 때 맞닥뜨리게 되는 절망,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고 세상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게 된 사람의 슬픔과도 닿아 있다. 박초이 작가는 친밀감과 고립감 사이를 떠도는 이들의 캐릭터를 해부하듯 파고들며, 그럼에도 ‘공허함’에서 ‘채워짐’ 쪽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의 회복 의지를 섬세하게 구현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