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태어날 수 있었던 거야.”
우연한 기적과 예감으로 마주한 당신이라는 결정적 순간
2017년 영남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정남일의 첫 소설집 『세리의 크레이터』가 출간되었다. 등단 5년 만에 첫 소설집을 펴내는 작가는 생업에 종사하는 틈틈이 소설을 쓰며 그동안 두 권의 의미 있는 앤솔러지 소설집에 참여했고, 작년에는 단편 「냉장고의 미래」로 천강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소설집에는 운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표제작 「세리의 크레이터」, 밀도감 있고 개성 넘치는 문장으로 쓰인 「옆집에 행크가 산다」가 수록되어 있다. 두 작품의 중심에는 ‘관계’가 있다. 작가는 우연을 필연으로, 나아가 기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연인들과, 환대와 혐오, 구별 짓기의 논리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의 갈등을 통해 함께 살아가기의 문제, 관계에 대한 성찰을 정교하고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