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 부터 약 二[이]천여년 전이다.
부여(扶餘)나라에는 해부루(解夫婁)란 임금이 있어 정치를 잘하여 국내가 태평하게 되니 아무 걱정할 일이 없었으나 다만 나이 많이 먹도록 왕자(王子)가 없는 까닭에 그것으로 항상 걱정을 하여 천하의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아들 낳기를 빌었었다.
하루는 전날과 같이 말을 타고 어떤 명산을 찾아가다가 곤연(鯤淵)이란 연못가에 이르니 탔던 말이 돌연 발을 멈추고 그곳에 있는 큰 돌(石)에다 머리를 대고 눈물을 흘리었다.
왕은 그것을 보고 크게 괴상히 여겨 신하로 하여금 그 돌을 굴리게 하고 보니 난데 없는 어린 애 하나가 있는데 금색이 찬란 하고 형용이 마치 개고리(蛙) 같이 생겼었다.
왕은 그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여 말하되
『하나님이 나에게 아들 하나를 점지하여 주신 것이다.』
하며 거두어 기르고 이름을 금와(金蛙)라 하여 태자를 삼으니 그가 뒷날에 동부여(東扶餘)의 금와왕(金蛙王)이다.
그때 그나라의 정승(政丞)으로 있는 아란불(阿蘭弗)이 임금에게 여쭈되 일전에 신이 꿈을 꾸온즉 하나님이 강림하여 말씀하기를
「오래지 않아 나의 아들로 너의 나라에 나라를 건설케 할 터이니 너희들은 동해가(東海濱)에 있는 가엽원(迦葉原)이란 땅으로 피하여 가거라. 그 땅은 토지가 비옥하여 오곡이 잘 되는 곳이니 그곳으로 천도(遷都)하면 제일 좋으리라.」
고 하였다.
이렇게 왕을 권하여 그곳으로 천도하고 나라 이름을 동부여라고 고치고 그 국도에는 자칭 천제의 아들이란 해모수(自稱天帝子解慕漱)가 와서 도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