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봄날에 대동강변 풀밭에서 우연히 ‘영유 배따라기’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노래를 부른 이는 한 사내로, 그는 나에게 지나온 삶을 들려준다. 그는 영유 근처 조그만 어촌에서 아내와, 동생네 부부와 사이 좋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을 보고 돌아왔는데, 아내와 동생이 옷이 풀어헤쳐진 채 엉거주춤 서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평소 아내가 동생을 좋아하는 듯하여 내심 못마땅해하던 그는 둘을 의심한다. 쥐를 잡던 중이라던 아내를 다그치자 아내는 뛰쳐나가고, 그는 곧 방 안에서 쥐를 발견한다. 결국 아내는 바다에 빠져 자살하고, 동생은 집을 떠난다. 동생을 찾아 뱃사공이 된 그는 난파당하여 해안가에 누워 있다가, 10년 만에 꿈처럼 동생과 만난다. 동생은 모든 것이 ‘운명’이라 말하고 사라진다. 그로부터 3년 후, 동생이 부르는 ‘배따라기’를 들었으나 역시 만나지 못했고, 6년째 접어드는 지금 그는 아우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방랑 중이다. 나는 다음날 그를 찾았으나 그는 이미 떠난 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