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

강경애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3년 03월 1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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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경마권 파는 입구에는 벌써 지화가 들이몰리여 사무원이 미처 손놀리기가 바쁜 모양이다. 그들은 저 지화를 바라보며 이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어떤 욕심을 부쩍 느꼈다. 저것을 가지면 선수들이 신고싶어하는 축구화도 살수 있고 쌀밥도 해서 배가 부르도록 먹일터인데. 그러면 이번에는 꼭 승리를 할터이지 하며 아침에 조밥을 먹고 출전한 동무들의 그 모양이 애처롭게 떠오른다. 글쎄 조밥을 먹고야 어찌 이긴담! 그 해진 지까다비를 신고야 어찌 뽈을 찬담!
방금 동무들의 발끝에 채여 돌아가는 뽈은 축구화를 신은 적에게 무참히도 빼앗겨 기가 말라 쫓아가는 동무들의 모양이 뚜렷이 보인다. 그들은 가슴이 송구해졌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돈뭉치를 들고 달아나고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쓸데없는 맘뿐임을 깨달으며 가볍게 한숨을 몰아쉬였다.
벨이 또다시 운다. 경기장에서는 말발굽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우뢰같이 일어난다. 그들은 이 소리가 저편 축구장에서 오는 동무들의 힘찬 응원소리 같아서 기운이 버쩍 나는것을 등허리에서 땀이 나도록 느꼈다.
《아이 어쩌면!》
동무 하나가 거의 울듯이 중얼거린다. 그들은 일시에 시선을 마주치고 헤여졌다. 그들의 눈에는 어느덧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저자소개

1906년 4월 20일 황해도 송화에서 태어났다. 1924년 잡지 《금성》에 ‘강가마’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고, 고향에서 학생과 농민을 지도하며 신간회와 여성 단체인 근우회 활동에도 참여했다. 1931년 단편 소설 「파금」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장편 소설 『어머니와 딸』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병마와 생활고 등 온갖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식민지 조선의 빈궁 문제와 여성의 고통을 작품화하는 데 힘썼다. 작가 강경애의 문제의식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인간 문제』와 「지하촌」을 비롯해 「원고료 이백 원」, 「소금」, 「어둠」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목차소개

작가 소개
축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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