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윤기정 | 도서출판 포르투나 | 2023년 03월 1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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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내가 그림을 시작한지 그럭저럭 십년이란 세월이 흘러가매 없는 살림을 억지로 쥐어짜 그린 그림이라 그다지 적지는 않았다. 그래 수 삼년 전부터 나의 미술생활을 이해하는 친한 친구간에 몇번이나 나를 위하여 나의 개인전람회를 암암리에 계획하는 것을 눈치 챌 적마다 나는 한사코 그들을 말렸다.
세상에 내놓기는 아직 미숙하다는 것이 언제든 유일의 구실이었다. 허면 그들은 ‘어느 때가 와야 익숙해지느냐’고 반문한다.
‘이만하면 하는 자신이 있기 전에는’하고 나는 빙그레 웃는다. 그러면 그들도 하는 수없이 계획했던 것을 중지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면 반드시 선전에 출품하기를 권하였다. 나는 그것조차 즐기지 않았다. 그리하여 여러 친구들이 나를 가리켜 괴벽한 성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만나서나 또는 뒷공론을 하는 줄 나도 잘 알고 있었지마는 사실 그들은 내 그림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해 그러는지는 몰라도 나 자신으로는 여러 사람 눈앞에 내놓을 시기가 아직 아니라고 굳은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이래 내려오다가 처음으로 정물 한장을 선전에 내어논 것이 특선이 되었고 특선 중에도 평판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만나는 친구한테마다 치하를 받았었고 또 어떤 친구한테는
“이제도 미숙인가? 그래도 자신이 없나?”
하고 정에 겨운 빈정거림을 받았다.
그들 사이에는 또 개인전람회 이야기가 이번에는 아주 구체적으로 도는 모양이었다. 그들의 서두는 품이 규모가 크게, 꽤 굉장히 벌릴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이번이야말로 말릴 수는 없었지마는 그리 왁자지껄 떠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과 여러차례 다툰 끝에 서울 어느 조그마하고 얌전한 찻집에서 일주일동안만 열기로 작정되었다. 그 찻집주인으로 말하면 미술뿐만이 아니라 음악 또는 문학에도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전에는 한때 희곡도 썼고 시도 썼다고 한다. 그와 내가 사귀기도 그 찻집이었지만 사람된 품이 지나칠만치 드문 호인이라 사귄지 불과 이년동안에 무척 친한 사이가 되었다.

저자소개

일제강점기 「새살림」, 「양회굴뚝」, 「거울을 꺼리는 사나이」 등을 저술한 소설가.비평가.

목차소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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