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5년 11개월의 생애를 마감하는 걸 상정하고, 근사한 한마디 '종생기'를 궁리해 본다. 지금, 가을 바람이 자못 소슬한 '내' 구중중한 방에 홀로 누워 종생을 맞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날마다 운명했던 게 아니냐.」 이상은 동경으로 건너간 얼마 뒤에 죽음을 맞는데, 이 소설은 이상 자신의 삶을 대부분 투영하고 있다. 주인공 ‘나’는 전에 사귀었던 여자 ‘정희’가 보내온 편지를 받고는 지난날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심리세계를 들여다본다. 독백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