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나?
과학이 아직 철학 속에 숨어 있을 때, 고대 그리스의 대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을 꺼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리스 에게해 동쪽 작은 섬 레스보스의 라군(석호)은 과학이 시작된 곳이다. 찰스 다윈에게 갈라파고스가 있었고, 알프레드 월리스에게 말레이제도가 있었으며, 알렉산더 훔볼트에게 침보라소가 있었던 것처럼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레스보스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과학을 발명하는 흥미진진하고도 기이한(?)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레스보스의 아리스토텔레스와
흑산도의 정약전을 연결하는 평행우주
지금으로부터 23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명망을 떨치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닷가 어느 해변에서 갑오징어 한 마리를 들고 요리조리 살펴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는 마치 1810년 즈음 흑산도로 유배를 갔던 정약전이 상어의 짝짓기 모습과 새끼를 낳는 장면을 관찰하고 해부까지 하며 몸의 구조를 기록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정약전은 200여 종이 넘는 흑산도 주변의 바다 생물을 조사하여 『자산어보』를 지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레스보스의 라군 주변에서 500여 종이 넘는 동물들을 관찰하여 『동물 탐구』를 지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류 최초의 생물학자였으며, 그의 책은 인류 최초의 생물학 교과서가 되었다.
저자인 아르망 마리 르로이는 생물학자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 삶에 매료되어 천착(穿鑿)을 거듭한 끝에 아리스토텔레스를 다윈의 윗자리에 올려놓았다. 또한 르로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 탐구』를 생물학에 문외한인 우리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바꾸어 놓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과학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을 발명하고 과학 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몸소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