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내 먹을거리를 가꾸고 싶은 사람, 전문적으로 텃밭을 일구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쉽고 효율적인 텃밭 가꾸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운영하는 30년 차 농부가 알려 주는 텃밭 가꾸기의 모든 것!
‘로캉볼의 정원’과 텃밭 가꾸기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도시, 렌(Rennes)에 있는 ‘로캉볼의 정원(Les Jardins Rocambole)’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자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텃밭이기도 하다. 유기농 농작물을 재배해 농업 협동조합에서 판매했던 30년 차 농부 뤽 비엥브뉘는 ‘로캉볼의 정원’을 설립해 새내기 채소 생산자들을 위한 교육 과정과 일반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방문하는 사람들이 정원에서 힐링하고 직접 채소를 수확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돕고 있다.
이렇게 베테랑 채소 재배자인 뤽이 텃밭 재배가 궁금한 친구 로랑에게 텃밭의 모든 것에 관해 알려 준다. 텃밭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그는 거추장스럽게 일을 벌이지 않고도 생활 한쪽에서 자연스럽게 식물과 함께하고, 징그럽다고만 생각해 온 수많은 ‘작은’ 생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궁극적으로는 내가 먹을 채소를 직접 재배할 때 어떻게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임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준다.
뤽은 전문 생산자였으며 경력이 오래된 재배자지만, 그가 알려 주는 모든 방법은 텃밭을 처음 시작하려는 아마추어나 전문 생산자를 꿈꾸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다.
텃밭은 내 삶에 식물이 들어오는 거야!
뤽은 “텃밭은 내 삶에 식물이 들어오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텃밭에만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 흙을 만지느라 온종일 시간을 보내고 싶지도 않고, 식물 걱정을 하느라 여행이나 외출을 못 하는 것도 싫다. 시간과 힘, 노력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소소하게, 직접 먹을 여러 가지를 재배하고 싶다. 특별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식물을 길러 보고 싶은 것이다.
이에 뤽이 우리에게 가장 먼저 해 주는 조언은 텃밭을 가꿀 땅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제일 좋은 흙, 제일 좋은 밭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내게 있는 손바닥만 한 땅, 조그만 화분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가진 땅속 깊은 곳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습성을 지녔으며, 어떤 채소를 재배하기에 적합할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먼저 텃밭이나 화분 속 흙 색깔로 토양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땅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지렁이, 달팽이, 개미, 거미 등 땅속과 땅 위에 사는 온갖 곤충과 동물, 세균들의 역할까지 알아본다.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텃밭 만들기를 따라 할 시간이다. 텃밭의 크기와 목적을 구상하고, 계절별 계획을 세운다. 잡초를 제거하고, 멀칭을 하고, 월동 준비부터 경운, 손쉬운 퇴비 만들기, 남은 채소들을 보관하고, 새로운 모종을 심기까지 텃밭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계절을 차례로 마주한다. 이렇게 상추, 감자, 당근, 양배추 등을 직접 심고, 직접 수확해 풍성한 제철 채소를 식탁에 가득 올린다. 가족과 친구가 모여 신선한 요리들을 맛있게 먹는 것까지 보고 나면, 어느새 나도 채소를 직접 길러 이렇게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텃밭을 처음 가꾸는 사람을 위한 모든 것!
베란다에 화분을 들이거나 자그마한 주말농장을 분양받으면, 우리는 먼저 고민에 휩싸인다. 제일 처음 무엇을 해야 할까? 소소하게 먹을 채소를 심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여기저기 찾아본다. 화분에 어떤 흙을 넣어야 하는지, 주말농장 흙에는 그냥 씨를 뿌리면 되는지, 또 씨는 어디서 사며, 얼마나 사야 할지 알아볼 것투성이다. 힘들게 씨앗을 뿌리고 나서도 고민의 연속이다. 물은 언제, 어느 정도 줘야 하며, 비료는 얼마나 줘야 하는지, 가지치기하거나 덮어 줘야 할지, 어떤 농기구를 이용해야 할지 매번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거의 모든 해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누구나 텃밭을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봄에 새로운 기분으로 상추라도 심고 싶은 사람에게든, 사계절의 계획을 세워 여러 채소를 재배하고 싶은 사람에게든 이 책은 유용하다. 텃밭에 채소를 심고 나서 수확하고 보관하기까지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움직여야 할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제 뤽이 이야기한 대로 내가 먹을 채소를 키워 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기른 상추, 토마토, 양파, 마늘, 당근, 감자, 호박 등으로 가득한 ‘봄의 팔레트’에 도전해 보는 것은 새로 맞이할 계절에 가장 즐거운 기다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