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음악기행

장혜영 ( Hae young Jang ) | 키메이커 | 2023년 10월 13일 |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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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라틴음악기행 ( América Latina y el Caribe: Viaje y Música )


■ 전 세계적으로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랩과 힙합음악의 유래?

라틴아메리카를 설명할 때 ‘음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틴계 유럽의 지배를 받았다고 해서 흔히 라틴아메리카로 부르는 중남미는 ‘음악’ 대륙이다. 넓게는 강, 바다, 산맥을 중심으로 한 대륙의 곳곳에서 독특한 리듬과 춤이 자리 잡았고, 그 리듬이 각각의 음악 장르로 발전했다. 살사, 누에바트로바, 단손(이상 쿠바), 삼바, 보사노바(이상 브라질), 멘토, 더브, 토스팅, 레게(이상 자메이카), 스윙 크리오요(코스타리카), 레게톤(파나마), 파시오(에콰도르), 트로바, 맘보, 바예나토(콜롬비아), 메렝게(도미니카공화국), 손 하로초, 손 우아스테코, 노르테뇨(이상 멕시코) 무르가, 밀롱가, 칸돔베(이상 우루과이), 탱고(아르헨티나), 봄바, 플레나(이상 푸에르토리코) 등 그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래된 수많은 음악 장르 중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랩과 힙합이다. 지역의 음악에서 전 세계인의 유행음악이 된 랩과 힙합, 그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라틴아메이카의 식민 역사와 함께 자메이카 음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남미 대륙을 식민지화한 나라 중 스페인어권, 예를 들면 쿠바나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다양한 리듬을 자랑하는 연주음악이 발전한 것에 비해,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서는 요란스런 타악기 반주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식민지 시절 흥분된 타악기 연주가 반란의 기운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영국이 아프리카식 타악기를 연주하는 걸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식민지와 스페인 식민지의 음악은 분위기부터 다르다. 스페인에 비해 좀 더 단순한 리듬과 화성 형태를 띤 잉글랜드 음악의 영향을 받은 자메이카는 지나치게 튀는 복잡다단한 리듬 대신에 다소 여유롭게 반복되는 리듬을 지니게 되었다. 또 가사 전달을 중시하게 되는데, 이것이 자메이카의 전통음악인 ‘멘토’로 발전했다. 멘토는 1950년대 이후 미국 리듬앤블루스의 영향을 받아 ‘스카(SKA)’로 발전했고, 스카가 좀 더 느리고 세련된 형태의 ‘록스테디(Rock Steady)’로 진화한 뒤 1960년대 말부터 등장한 것이 바로 ‘레게’다.
자메이카 음악의 유산에 카리브 해 풍자 가창음악의 전통, 미국 리듬앤블루스의 영향을 받은 레게가 끼친 큰 영향 중의 하나는 디스크자키의 활약과 사운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파티가 있을 때 연주자들이나 악단을 초대하면 돈이 많이 드는데 대신 디스크자키가 간단한 사운드 시스템을 들고 다니며 LP판이나 테이프를 틀어 연회나 파티의 음악으로 활용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 디스크자키들이 이런 저런 음악이나 음향을 짜깁기해 새로운 음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바로 ‘더브(dub)’라 부르는 리믹스 편집이다. 또 디스크자키들은 레게 리듬을 깔고 자신들이 즉흥적으로 노래를 하든지 비트에 맞춰 리듬감 있게 코멘트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토스팅(Toasting)’이라고 한다. 이 같은 토스팅 코멘트는 랩의 단초가 되었고, 이후 힙합 음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 탱고는 아르헨티나 것? 우루과이 것?
남미를 대표하는 음악의 하나인 탱고는 과연 어느 나라 음악일까?

탱고는 흔히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보카 항구의 선술집에서 이민자들이 추던 춤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강력한 반기를 드는 나라가 우루과이다. 우루과이의 국민음악 중 하나가 라플라타 강 주변의 가우초들의 음악인 ‘밀롱가’다. 밀롱가는 팜파에 사는 가우초들의 삶을 노래하는 음악이었는데, 점차 남녀가 서로 손을 잡고 추는 춤의 형태도 갖추게 되면서 박자도 빨라지고 춤도 더 발랄해지면서 현재의 탱고와 비슷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루과이 사람들은 탱고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믿고 있다. 왜냐하면 탱고의 리듬이 밀롱가에 칸돔베적 요소들이 첨가된 것과 비슷한데, 이 둘 다 우루과이의 음악이고, 우리가 흔히 ‘탱고’하면 떠올리는 탱고의 찬가 〈라 쿰파르시타〉 또한 우루과이 작곡가 마토스 로드리게스의 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탱고가 어느 특정 국가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양쪽에 걸쳐있는 라플라타 강 주변의 문화’라는 넓은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한편 지금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앞 다퉈 자신들을 대표하는 국민음악이라고 주장하는 탱고가 한때는 항구의 선술집에서 창녀들과 건달들이 추던 천박한 춤이라며 멸시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삶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는 라틴아메리카인들에 대한 헌가
정열, 율동, 리듬! 음악의 대륙 라틴아메리카를 걷고, 기록하다

이 책은 음악으로 살펴본 라틴아메리카의 속살이다. 라틴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이 전문 음악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황에서 즐기는 ‘삶의 노래’라는 것이다.
“사실 내가 이 땅에서 감동받고 영감을 받았던 것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하는 사람들이지만,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에게서였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라틴아메리카인들은 음악과 하나 된 삶을 살아오고 있다.

“세계의 음악을 소개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청취자들이 좋아하는 곡으로 비올레타 파라가 작곡하고 메르세데스 소사가 노래한 〈삶에 감사한다(Gracias a la vida)〉를 뽑았다고 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좋아했던 곡이고, 진작부터 이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아직 시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노래의 가사가 길어 외우기 힘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같은 멜로디가 6번이나 반복되는데, 어떻게 음악적으로 지루하지 않도록 표현할까 하는 고민 때문도 아니다. 메르세데스 소사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야 말해 무엇하겠냐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노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감히 ‘삶에 감사한다’고 노래할만한 인생의 깊이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산 칠레의 여성 음악인 비올레타 파라의 삶이 오롯이 담긴 곡이다. 내가 그녀의 발끝만큼이나마 열심히 살았다 싶을 때, 그때 비로소 ‘삶에 감사한다’고 노래할 자격이 주어질 것이다.”
_저자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소개

장혜영 (Hae young Jang) : 멕시코 인테르콘티넨탈 대학교에서 문화의 철학과 비평학 석사를 마친 뒤 이베로아메리카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와 상명대 음악학과를 졸업한 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멕시코에서 공부하는 틈틈이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돌며 국가별, 지역별 음악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현재 울산대 스페인중남미학과와 부산외대 스페인어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과 멕시코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꼬레아띠뜰란 음악 앙상블을 창단해 멕시코에서의 연주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들 꿈꾸는 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 문화 예술 기행(2009)』과 『구스타보 두다멜: 세계를 정복한 엘 시스테마의 음악 청년(2014)』. 『멕시코 란체라 음악의 계보와 국민사회성 연구(2022)』가 있다.

목차소개

프롤로그

Part I 음악으로 사는 사람들, 카리브 해의 음악
신나는 살사와 서정적인 누에바 트로바_쿠바
라틴 음악이란│라틴재즈? 쿠바 재즈?│20세기 쿠바 음악의 3요소│음악에 살사를 뿌립시다, 듬뿍│추억의 그 이름, 맘보│쿠바 연주음악의 원조, 손(Son)과 룸바│아바나에서 쿠바의 대표 휴양지 바라데로로│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쿠바에서 멕시코로, 세계로│쿠바 음악의 원류│쿠바 무도음악의 모태, 단손│관광객들은 주의해야할 이중화폐 경제와 아바나의 한국 버스│너무나 당당한 아바나 대학생│영화 〈아바나 조곡〉과 하얀 종이에 싼 땅콩│존 레논의 동상을 지키는 90대 할아버지│노래의 힘 ‘누에바 트로바’│반주가 쉽지 않은 실비오 로드리게스의 명곡 〈오할라〉
레게와 밥 말리_자메이카
해리 벨라폰테의 자메이카 칼립소 〈바나나보트송〉│칼립소│칼립소의 특징│블루마운틴 커피를 아시나요│킹스턴 노먼 맨리 공항의 택시기사│알아듣기 힘든 자메이카 방언 영어│쿠바, 푸에르토리코의 음악과 자메이카 음악의 차이점│자메이카의 민속음악, 멘토│더브와 토스팅│레게의 정신, 라스타파리아니즘│레게 그 자체, 밥 말리│킹스턴의 명물 밥 말리 박물관│음악 밖 현실의 자메이카│우사인 볼트의 나라, 달리기하는 남자들의 밤
살사의 나라와 라티노들의 코스모폴리탄_푸에르토리코 & 마이애미
살사가 쿠바음악? 아니, 푸에르토리코 음악│쟁쟁한 푸에르토리코계 음악인들│보리꾸아들의 음악, 봄바와 플레나│라파엘 에르난데스의 슬픈 조국 찬가, 〈프레시오사〉│내가 본 푸에르토리코│마크 앤서니, 우리의 마음속에 푸에르토리코는 자랑스러운 자주국가│미국은 가라, 우리의 조국은 라틴아메리카다! 카예13│라티노들의 코스모폴리탄, 마이애미│라틴팝의 등장│마이애미는 또 다른 쿠바│마이애미에 가면 라틴재즈를│하야리아가 아닌 하이얼리어│물샐 틈 없으나 너무 더딘 마이애미의 대중교통과 말린스 야구장│쿠바인 공동체에서 라틴아메리카 공동체로

Part II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대륙의 음악
스윙 크리오요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_코스타리카
중앙아메리카의 소리, 마림바│평화의 나라, 친환경 국가, 중미의 스위스, 진짜?│푸에르토리몬, 코스타리카 안의 자메이카│중남미의 클래식 음악│이라수 화산과 천사들의 성모성당│스윙 크리오요, 코스타리카 식 쿰비아│해 지는 사바나 공원의 낭만│간절하게 원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떠나고 싶지 않은 코스타리카│선진적? 혹은 차별적?
레게톤의 운하공화국_파나마
레게톤의 원조국│탐보리토, 파나마의 소리│파나마의 붉은 악마
바예나토, 꿈비아와 열정의 땅_콜롬비아
다양성을 아우르는 음악, 살사에의 열정│콜롬비아의 소리, 바예나토│카르타헤나의 카탈리나│관광 해양도시, 카르타헤나│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숨결이 살아있는 마그달레나 주│몸포스와 과말│먹기 위해 산다? 보테로 그림 속의 주인공 같은 과말 사람들│신부님의 직업은 트럭운전사, 콜택시 기사, 오토바이 폭주족│파블로 밀라네스의 〈욜란다〉, 쿠바 트로바의 명곡│마그달레나 강이여, 안녕│메데진의 색전등 장식│바랑키야, 쿰비아의 고장│그 이듬해의 보고타
적도에서 갈라파고스까지_에콰도르
안데스 음악, 남아메리카 음악의 원류│야라비와 비달라, 비달리타│‘라 미탓 델 문도’, 적도를 찾아서│과야킬과 민속음악 파시요│자연의 보고, 갈라파고스│귀족 같은 갈라파고스 거북이와 인형 같은 펭귄│환상적인 갈라파고스의 해변들│아프로-에콰도르 음악, 봄바 델 초타│산후아니토 음악 속의 신크레티즘│키토의 기묘한 성모상│인형을 태우고

Part III 음악의 나라로 떠난 여행, 멕시코와 코노 수르
‘너무나 낭만적이야!’ 라틴아메리카식 낭만음악의 본산지_멕시코
멕시코의 특수성과 혼혈문화│나의 사랑 나의 노래, 나에게 음악을 되돌려준 멕시코│멕시코 각 지역의 음악적 특징│라파스, 바하 칼리포르니아주의 반도 끝에서│‘호텔 캘리포니아’가 멕시코에 있다고??│본 조비를 사모하는 과학소녀와 하루 종일 기타를 매고 다니는 가수지망생│아스테카의 전설과 실비오 로드리게스의 〈나비들〉│사파타의 길과 톨루카의 코스모비트랄│멕시코 음악의 낭만성과 클래식 음악
카니발의 아침, 북동부 음악과 보사노바, 삼바_브라질
룬두, 삼바, 칸돔블레…, 포르투갈과 아프리카가 만나는 브라질의 음악과 문화│빌라로부스의 음악은 왜 서양의 클래식과 다를까│마이클 잭슨을 매혹시킨 북동부 문화와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삼바 카니발-그리스적인, 아프리카의, 포르투갈의 혼합체│‘흑인 오르페’가 운전하던 시가전차와 보사노바, 〈노래 삼바〉│살바도르 다 바이아, 아프로-브라질 문화의 심장부│MPB와 트로피칼리아 음악│아름다운 원색이 돋보이는 살바도르의 역사지구, 그러나…│본핌, 기적의 성당으로 가는 길│소원의 리본을 묶고│변하지 않는 현실의 문제들│아세, 북동부 음악의 힘│포호의 본산지 헤시피와 아름다운 올린다│올린다의 음악학교와 ‘쇼핑 헤시피’ 찾아가기│질베르투 지우를 매혹시킨 포호 음악│‘브라질 풍의 바흐’와 ‘바흐 풍의 브라질’ 사이에서
‘만약 너를 사랑한다면(Si te quiero)’, 무르가와 밀롱가, 칸돔베_우루과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에서, 우루과이의 슬픈 역사│무르가와 칸돔베, 풍부한 음악적 자원│우루과이의 소리, 일상의 악기 탐보르│몬테비데오, 라플라타 강으로 옮겨온 유럽?│휴양도시 푼타 델 에스테와 거대한 ‘손’│밀롱가와 라 쿰파르시타, 카를로스 가르델, 탱고는 우루과이 것!│내 인생의 시 내 인생의 노래, 베네데티의 〈너를 사랑해〉│우루과이 국기와 아르헨티나 유니폼의 미스터리
‘분노하라!’ 라틴록과 가우초 음악 그리고 탱고_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문화, 가우초들의 문화│보카 지구의 탱고와 아바스토의 가르델, 피아솔라의 반도네온│문화예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길동무(?)를 얻다│콜론극장, 유럽적 아르헨티나 문화의 보고이자 상징│가우초 음악과 새 노래운동│히나스테라와 아르헨티나의 클래식 음악가들│아르헨티나 록, 저항의 전통│아름다운 파타고니아│이제는 파타고니아의 고래를 만나야할 때│마드린 항구의 따뜻한(?) 일상 속으로│영화 〈고래와 창녀〉의 무대였던 발데스 반도│뚱뚱하기 그지없는 파타고니아의 바다표범과 귀여운 펭귄들│헤비메탈에서 메탈을 빼면 뉴에이지 음악이 된다?│고래를 영접하기 전 나의 실수│바람이 온다, 바람이 간다, 나도 왔으니 이제 가야한다
에필로그
참고한 자료들
음악인 및 작품명 색인
인명별
곡명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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