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이현욱(李現郁). 지하련(池河連)은 임화의 두 번째 부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는 이선희ㆍ최정희와 함께 1940년대 여성문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작가로 우선 바라봄이 옳을 것이다.
지하련은 평론가 백철(白鐵. 1908~1985.)의 추천으로 《문장》에 단편 「결별」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 작품은 젊은 아내 형례와 그 남편 사이의 심리적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백철은 추천사에서 참신하고도 능숙한 작품이며 “능히 당대 문단 수준을 육박하고 넘칠 것”이라 평했다.
지하련은 작품 활동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체향초」 「가을」 「산길」 등의 작품에서 젊은 남녀의 미세한 감정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작가로서의 개성을 확고히 했다.
1946년에 조선문학가동맹의 기관지인 《문학》 창간호에 발표한 단편 「도정」은 투옥된 뒤 지난 6년간 일선에서 물러난 사회주의자 석재를 주요 인물로 하여 해방 직후의 소란스러운 공간 속에서 한 양심적인 지식인이 느끼는 소회와, 사회적 모순을 앞두고 갈등하는 내면을 그려 낸 작품이다. 당시 조선문학가동맹이 선정한 제1회 조선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태준의 『해방 이후』와 함께 1945년 이후 한국 사회의 모습을 증언하는 주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지하련은 1947년 임화와 함께 월북하였으나 1953년 임화가 숙청된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임화의 죽음 직후 평양 시내에서 실성한 채 떠도는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증언이 있으며, 1960년 평안북도 희천 부근의 교화소에서 병사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