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와 사주를 봐주는 점쟁이들과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이 모여 사는 사주 골목. 그곳에서 돈도 제일 많이 벌고 인심도 후하다며 사주 골목 사람들끼리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신당 ‘명당’의 주인, 채명이었다. 퇴마 의뢰가 들어왔다 하면 검은색 외제 승용차가 데리러 오는 것은 예삿일이며 의뢰가 끝나면 사주 골목 사람들에게 거하게 한턱을 쏘니 명은 자연스럽게 유능한 퇴마사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하지만 명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인간 고객이 아닌 귀신 고객을 받고 있었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명의 일이었다. 원한을 풀어주는 대가로 귀신들로 하여금 적당한 부잣집에서 깽판을 치도록 한 다음 짜고 치는 퇴마를 해서 부잣집으로부터 돈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그동안 이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귀신들이 벌이는 일이니 인간 세상에 소문이 퍼질 일도 없거니와 가짜 퇴마 행위에도 빈틈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형사 두 명이 명당에 들이닥친다. ‘명이 살인을 도왔다’는 의심을 품고서. 명은 그날부터 살인 사건에 휘말려 형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