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여유와 낙천적인 세계관을 잃지 않는 농민들을 그려낸 소설!!
1930년대 초반의 농민소설에서 볼 수 있는 긍정적 주인공의 형상화나 낙관적 전망은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척박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여유와 낙천적인 세계관을 잃지 않는 농민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의 무대가 되고 있는 사하촌의 농민들은 절대적인 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사찰의 횡포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세 가지의 고통이 늘 함께 한다. 첫째는 사찰 본래의 권능과 지위를 잃고 오히려 권력과 결탁하여 농민들을 착취하는 타락한 절과 승려들의 행태, 둘째로는 일제의 억압과 강압적인 수탈, 그리고 셋째로는 운명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가뭄이라는 자연의 재난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의 시련 가운데 자연의 재난인 가뭄은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극복한다. 그리고 일제의 억압과 착취에 대해서도 농민들은 이를 악물고 견딘다. 이들에게 가장 혹독한 것은 동족의 입장이면서도 일제의 권력에 빌붙어 농민을 착취하는 사찰의 폭거이다.
《모래톱 이야기》 1943년 절필한 이래 20여 년 가까이 침묵을 지키다가 문단에 복귀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 낙동강 하류의 명지면에 살았던 건우라는 소년과 그의 할아버지 갈밭새 영감, 그리고 소년의 젊은 홀어머니를 중심으로 이 작품은 전개된다. 화수는 중학교 교사로서 ‘나룻배 통학생’ 건우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다. 화수는 소년이 살고 있는 섬이 실제 주민과는 무관하게 소유자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쓴 건우의 글을 읽는다. 화수는 어느 날 섬을 방문하게 된다. 건우의 아버지는 일제 때는 징용에 끌려 갔고, 6·25전쟁 때 전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