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수상작] 바다는 생명의 원천이고 다양한 생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생존의 현장이다. 젊은이들에게 낭만과 추억을 주는 여름바다는 혼란스럽고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린 황량한 겨울바다의 백사장은 처절한 고독을 지겹도록 맛보게 한다. 보는 사람들에게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바다 그 남쪽바다에서 수 천년 아니 그 보다 더 오랫동안 주인으로 행세해온 것은 상어다. 상어는 그 성질이 포악하고 생김새가 무서워서 선뜻 다가가기 어렵지만 예작도의 어부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들은 상어를 이네기로 부르고 밤을 새워 전투를 벌이듯이 사투를 벌여 잡아올린 상어에서 삶의 희열과 존재가치를 느낀다. 어디 그 뿐인가. 이네기를 능숙하게 잡아올리는 거친 뱃사람들에게도 남 모르는 사랑이 있고 애틋한 정이 있다. 예작도 사람들은 잔칫날 홍어 대신 이네기를 쓸 정도로 상어에 대한 애착이 강하지만 이제 이네기를 잡아올리는 어부를 구경하기는 쉽지 않고 어디 가서 고기맛을 보기도 어렵다. 어쩌면 모두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하나씩 사라져가는 누군가의 삶 그 삶은 시대와 사회상을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에 가끔씩 정겨운 눈길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을 통해서 이네기를 잡았던 어부 이네기사냥꾼으로 불렸던 예작도의 남자들 그 남자들이 품고 있는 소중한 사랑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