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예언의 도시]는 총탄과 붉은 피로 점철된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혁명과 사랑, 음 모와 배반이 뒤엉킨 장대한 비극적 대서사시이다. 메콩의 붉은 강과 욕망의 밀림인 캄보디아라는 이국의 풍경 속에서 다양한 등 장인물의 욕망과 관능의 에너지가 원색적인 아름다움과 비의적 색채 속에 녹아들면서 살아 있는 리얼리티를 창출하고 있다. \"까마귀떼의 저주가 캄보디아의 하늘을 덮으리라\"는 불길하고 음험한 예언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1975년의 크메르루 즈와 함께 시작된 비극으로부터 훌쩍 건너뛰어 1995년 4월로 속도감 있게 사건이 진행되면서 내전의 참상과 우기의 음습한 열대 기후에 휩싸인 캄보디아의 메콩 강 유역을 배경으로 낯선 이국 풍물 속에서 맺어지는 캄보디아인과 한국인들 사이의 관계를 면밀 하게 추적한다. 모험, 사랑, 섹스, 음모, 배반, 살인 등 한계상황 속의 인간들이 의당 보일 법한 갖가지 사건들이 다양하게 펼쳐 지며, 또한 절제된 묘사와 과감한 생략법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긴장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더욱이 메 콩의 붉은 강과 톤레삽 호수의 역류하는 물길에 비쳐지는 비의적이면서도 황량한 아름다움 속에 혁명과 사랑과 희망에 실패하고 배신당한 사람들의 쓸쓸한 연가(戀歌)가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하면서 오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