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인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은 생의 무게를 겸허하게 감싸안고자 하는 진지함으로 가득 차 있다. 복잡하고 다의적인 일상 속에서 상처와 상실로 훼손된 영혼들 사이의 교신을 연민과 관용으로 특징지워지는 여성적인 모럴의 미학화로 포착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은밀하면서도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욕망의 생태학을 섬세한 감성과 문체, 그리고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선으로 탐사한다. 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대중소비사회의 상징인 백화점 공간 속에서 우연하게 만나는 두 고독한 여인의 상처와 상실을 통해 소외된 존재들간의 소통 가능성이라는 질문을 제기하는, 신인다운 문제의식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이 새로운 방식의 질문이 섬세한 내면 묘사와 감각적인 문체, 그리고 영상적인 표현력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다의적 진실을 꿰뚫어보는 섬세한 감성, 연민과 관용, 정밀한 심리 묘사 등과 같은 여성적 미학으로 현대 사회에서 훼손된 영혼들 사이의 교신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90년대 여성주의 문학의 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적이고 독백적이며, 특히 소통 가능성에 관한 한 부정적인 기존의 여성소설들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도전의식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