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MBC 창사 500년 MBC 창사 46주년 특별 기획 드라마 이산의 원작소설이다. 조선 왕조사에서 가장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삶을 살았던 제22대 임금 정조대왕의 일대기를 다루었다.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소설적 흥미 또한 놓치지 않기 위해 대본에 충실한 작업과 아울러 소설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팩션 작품이다. 소설은 11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의 산(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가 갇혀 있는 뒤주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할아버지 영조가 금한 행동을 세손이 어기고 만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를 향한 지극한 효심이 남달랐던 이산에게 어명은 부당하고 부당할 뿐이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사도세자가 죽음을 맞게 되고, 그러한 아비의 죽음이 자식을 살리는 이 비극적인 아이러니가 이산 앞에 놓인 운명을 암시한다. 파란만장한 정조대왕의 일생을 놓고 보자면,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 사도세자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영조로부터 끊임없이 성군의 자질을 시험받는가 하면, 외척의 모략과 암살 위협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임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가 겪어야 할 고통은 끝이 없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왕조를 파국으로 몰아 간 파당정치를 해소하고, 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루어 냈는가 하면, 부국강병으로 앞날을 도모한 성군 중의 성군. 그거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정조대왕이다. 평생을 암살 위협 속에 살아야 했던 비운 속에서도 이처럼 많은 치적을 남긴 것은 어쩌면 성송연(의빈 성씨)이라는 운명의 여인에게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를 잃은 열한 살 나이에 찾아온 운명적 사랑, 삶의 주춧돌이 된 여인을 통해 이산은 성군이 되었을 것이라는 설정이 소설 『이산 정조대왕』과 드라마 이산의 가장 큰 배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