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에 연재(1937. 10-1938. 5)된 장편 소설. 식민지 시대의 혼탁한 물결에 휩쓸려 무너지는 한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 사회의 어두운 세태를 그린 작품. 특히 계속된 불행 속에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 초봉 과 시대의 탁류에 휘말리지 않고 건강성을 지켜 나가는 계봉 두 자매의 삶의 모습이 대비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만식 소설의 바탕은 아이러니이다. 부정적 인물을 소설의 전면(前面)에 내세우고 긍정적 인물을 후면(後面)에 두거나 희화화(戱畵化)할 때 이 아이러니는 두드러진다. 특히 부정적 인물들은 더욱 치밀하게 묘사되거나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로 등장하며 긍정적 인물들은 부정적 인물의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소심한 심성을 지니고 등장한다. 탁류 의 경우 정 주사·고태수·장형보 등의 부정적 인물들은 남승재·정계봉에 비해서 지나치리만큼 자세히 관찰되며 줄거리 전체를 압도한다. 그 결과 긍정적 인물들의 세계관은 희미하게 제시되는 반면에 부정적 인물들의 세계관은 날카롭게 그리고 전면적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