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 귀환하는 노동자 115명이 탑승한 KAL 858기를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공중 폭파한 사건은 세계를 놀라게 한 희대의 사건이다.
이때 폭파범의 한 사람으로 바레인에서 체포되어 한국에 압송되어 온 김현희는 8일 만에 자신의 죄상을 고백하고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 후 역사의 '산 증인'으로 사면되고 자유인이 되어 참회의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16년이 지난 후 뜻밖의 뇌관이 그녀 앞에 터진 것이다. 2003년 11월 'KAL858기 가족회'와 KAL 858기 진상규명대책위'가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선 기폭제가 되었다. 뒤질세라 '천주교 사제단'과 공중파 방송 3사, '국정원 과거사위'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시기는 '김현희 가짜몰이'가 정점에 이른 시기다.
그녀는 어느 날 밤 M방송사의 기습 방문을 받고 아이를 등에 업은 채 야밤도주로, 그날 이후 전화도 핸드폰도 사용 못하는 암울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과가 정권의 '김현희 가짜몰이'에 저항하는 한 여인의 '진실' 싸움은 처절하게 이어진다. 한 여인의 운명이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들어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모습은 처절하다.
이 소설 <서에서 뜨는 해>는 이 사건을 상징해 주는 것으로, 남북분단이 빚어낸 비극적인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