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실>, <감사와 사죄> 를 비롯한 10편의 춘원 이광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다. 다양한 소재와 형식을 아우르는 이 열 편의 소설에서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 <무정>을 집필한 춘원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아끼던 청년 H군의 죽음과, 그의 곁을 지키다 홀로 남겨진 애인 C의 처지를 비통해하는 화자의 회고를 담은 단편이다.
<가실>
이웃 처녀와 혼약을 하고 장인 대신 전쟁에 나간 신라 청년 가실의 이야기이다. 고향을 떠나온 지 어언 삼년, 일년 안에 돌아가겠다는 약조를 남기고 떠나왔으나 전장에 발이 묶인 가실의 귀에 이웃 처녀가 다른 사내와 성례를 치렀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부상탓에 군역을 면한 가실은 근처 마을에서 머슴을 산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후 가실은 고향 땅으로 돌아갈 채비를 차린다. 이에 그간 성실하고 진실된 가실을눈여겨본 주인 노인은 딸과 성혼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성품이 올곧은 가실은 오래전 약조를 지키기 위해 지팡이를 드던지며 동으로 동으로 고향땅을 찾아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