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스포츠 물과는 많이 다른, 야구 이야기.
감동적인 스토리 라인 안에 스포츠가 포함된 이야기는 많이 있다. 이건 일종의 공식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스포츠라는 것이 사람에게 주는 쾌감과 그 사이에 선수의 노력과 고통까지 고스란히 담겨 인간승리의 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것.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이야기는 잘 먹히는 편이다. 그런데 이 야구 이야기는 색다르다. 문체가 매우 간결하고, 딱딱 필요한 단어만을 사용하면서 야구 특유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진행을 잘 표현한다. 그만큼 진행 속도가 빨라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잃지 않게 한다.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 박진감과 속도감을 스포츠에 잘 뒤섞어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현실화 시켰다.
홈런 한방이 주는 강렬한 쾌감. 그것이 고스란히.
야구를 막상 보려하면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득한 재미를 느끼려면 그만큼 인내가 필요하다. 그 잘 친다던 4번 타자가 헛스윙을 하질 않나, 투수가 강판 당하지를 않나. 축구 열풍이 식지 않은 한국에서 가장 피해를 본 스포츠중 하나가 야구가 아닐까 한다. 축구는 빠르고, 답이 나오는 방식이 매우 격렬하기에 골을 비록 못 넣었다 하더라도 집중도 면에서 야구보다는 훨씬 좋은 방식을 갖고 있다. 축구가 본능이라면, 야구는 계산이며 이성에 가깝다. 하나하나 더해지는 타구, 일반적으로 9회까지 가는 긴 경기 동안 수많은 전략적 사고가 오간다. 야구를 보는 이들은 끝임 없이 인내하고, 응원하며 자신을 다스리다가, 홈런 한방에 온갖 스트레스를 비명으로 풀어버린다. 이 쾌감은 인내의 값이며 선수와 관중 모두에게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지루함을 최대한 덜어낸 야구에 관한 이야기 이며, 그것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 분들과 관심은 있지만 정작 잘 보게 되진 않는다는 독자 분들 모두에게 만족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