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조선문단 5호에 발표된 단편소설. 모파상의 진주 목걸이 나 O.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처럼 종말 강조 경악 강조(驚愕强調 surprising emphasis)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결말에 이르러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고조시키고 있다.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사용하여 주인공인 B사감의 이중성을 조소(嘲笑)하고 그 정체를 폭로시키는 데 알맞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본능과 권위 의식이라는 대립 구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애정의 본능을 감추고 있던 B사감도 끝내 그것을 감추지 못하고 기숙사생들이 모두 잠든 뒤 이상한 행동을 혼자 연출하다가 학생들에게 발각되고 만다. 그녀는 자신의 열등 의식을 감추기 위하여 기숙사생들에게 엄격히 대하면서 기숙사를 찾아오는 남학생이나 가족들에게 박절하게 대한다. 그녀는 마치 남성 혐오자인 듯이 행동하지만 사실 그녀는 남자를 그리워하는 못생긴 노처녀에 불과하다. 이 소설은 기숙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이중적 심리 상태를 사실감 있게 형상화한 수작(秀作)이다.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문체를 사용하여 B사감의 이중성을 조소하고 그 정체를 폭로하는 데 알맞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풍자나 희극에 머물지 않고 B사감이라는 위선적 인간형을 해부함으로써 인간 내부에 잠재해 있는 그 위선이 결국에는 비애로 끝나고 만다는 아이러니까지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현진건의 작품 대다수가 사회 내의 모순과 사회 구조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고발인데 비하여 이 작품은 인간성의 탐구 를 목적으로 삼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 소설이 B사감에 대한 부정적 측면만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데 소설적 묘미가 있다. 작품 결말부에서 한 처녀는 그녀의 기괴한 행동을 동정하고 이해한다. 억눌린 본성에 대한 인간적 아픔이랄까 비정상적 인물의 풍자 뒤에 다가오는 일말의 연민의 감정도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