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암만 봐두 여편네 얼굴이 왼쪽으로 좀 삐뚜러징 거 같단 말야 싯?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처녀가 아닌 대신에 고리끼 전집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독(讀)파했다는 처녀 이상의 보배가 송(宋)군을 권(勸)하게 하였고 지금 송(宋)군의 은근한 자랑거리리라. 결혼하였으니 자연 송(宋)군의 서가(書架)와 부인 순영 씨(이 순영이라는 이름짜 밑에다 씨(氏)짜를 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금 내 가엾은 처지가 말하자면 이 소설을 쓰는 동기지)의 서가가 합병할밖에―합병을 하고 보니 송(宋)군의 최근에 받은 고리끼 전집과 순영 씨의 고색창연한 고리끼 전집이 얼렸다.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송(宋)군은 드디어 자기가 받은 신(新)판 고리끼 전집 한 질을 내다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