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김도연 두번째 소설집. 꿈과 현실을 가로지르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산골 농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큰 줄기를 이루며 표제작 십오야월을 포함해 총 10편의 중ㆍ단편 소설을 수록했다.
각각의 작품은 현실과 환상이 서로 섞여들어 서로의 경계선을 무화시킨다. 과거에 사랑했던 여자의 기억이 불쑥 달려들고, 고라니와 산양과 멧돼지와 늙은 사냥개가 능청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그런가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 조상님 귀신들까지 나타나 한판 떠들썩한 난장을 벌인다.
중편 검은 하늘을 이고 잠들다는 알콜 중독자가 돼 사북으로 돌아온 전직 광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이 펼치는 사북해방작전은 우울하면서도 시종 어딘가 유쾌한 기운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