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5월부터 7월까지 신동아 에 발표된 단편 소설. 사회주의의 실천적 지식인이 되고자 했으나 실직 상태에 있는 P의 삶을 통하여 식민지 지식인의 좌절을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특히 아홉 살 난 아들을 기성품 인생을 만들지 않기 위해 학교 대신 인쇄공의 직공으로 취직시키는 마지막 대목은 무기력한 지식인의 자기 비관적 태도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중에 나타난 현실과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PP이야기는 주인공 P가 K사장에게 취직을 부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일자리를 구걸하는 P의 처지와 K사장의 무관심 즉 늘 취직 운동에 실패한 P의 절박함과 K사장의 무반응이 대조를 이루면서 사회 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들 사이의 대화나 P의 심중을 통해서 나타난 당대의 사회 현실은 실업자가 증가해서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 궁핍상이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 P는 그 원인을 역사적 조건에서 찾으려고 한다. 개화의 적당한 시기를 놓쳐 버린 대원군의 정책이나 교육만이 개인과 국가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던 개화기 이후의 자유주의 물결 같은 것이 결국은 경제적 현실을 망각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당대의 인텔리들은 말하자면 수요(需要)는 일정한데 무작정 공급되는 물량과 같은 시세 없는 존재들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찾는 사람이 없는 물건 이것이 P라는 인텔 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며 바로 이런 사람들이 레디 메이드(reaey-made) 인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