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과 보배는 아이를 유산한다. 아이를 맑은 물 위에 띄워달라는 보배의 말에 건은 아무데 버린들 다 일반 아니냐고 대꾸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보배에게서 어머니로서의 애정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건은 소원대로 하겠다며 보를 보고 다음으로 보배를 보았다. ‘눈의 착각으로 보배의 여윈 팔이 실오리같이 가늘어 보였다. 생활과 병에 쪼들려 불과 일 년에 풀잎같이 바스러져 버렸다. 눈과 눈썹이 원래 좁은 사이에 주름살이 여러 오리 잡혀졌다.’(235쪽) 건이 보를 들고 일어서려 할 때 보배에게 복통이 왔다. 유산을 하기 위해 책에서 얻어들은 대로 위산과 파자마 기름을 다량 복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산에는 성공했지만 5개월에 가까운 아이를 유산했기 때문에 모체가 받은 영향이 큰 영향이 큰 모양이었다. 보배의 얼굴이 좀 평온하여진 것을 보고 건은 보를 들고 거리로 나간다. 버스에 타자 시선이 일제히 건에게 로 쏠렸다. 건은 시치미를 떼로 앉았다. 하지만 다리위에 섰을 때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