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이성적 결합을 은유적으로 묘사하거나 노골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어 성인소설로 분류했다. 하지만 지향하는 목적은 지극히 순수하다. 인류의 시원(始原)을 수평선으로 비정하였다. 수평선은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시야의 끝을 말한다. 그러므로 수평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늘과 바다는 근본적으로 만날 수 없다. 만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할 수 있다. 숱한 진실과 진리가 있지만 우리가 목도할 수 있는 것들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가끔은 우리의 눈에 분명히 보이지만 사실은 실체가 없는 허무(虛無)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엄마의 태반에서 자리를 잡는 순간 생명은 탄생한다. 우리가 기억하기 이전부터 우리는 존재했었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늘인 남자와 바다인 여자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그 순간은 생명의 기초이므로 존중을 받아야 할 행위일 것이다. 그 순간을 필자는 화자가 인식하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바다로 나가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태우고 출항을 하는 배.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쾌속정을 멈추게 하고 돛을 올린 후 마주 앉아 소주를 마신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이런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는 아마 기대를 해도 무방하리라, 주인공의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아버지의 경상도 사투리도 흥미롭다.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를 시도해 봤다. 폭력 장면은 지나치지 않을 만큼 유연하게 표현을 했다.
그냥 흥미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상품화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배설물이나 생산하는 인간과 부족한 인간도 나름대로 사회에 기여를 하는 인간과의 차이를 표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