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살아 나온 복수귀의 이야기---이 무시무시한 한편의 이야기는 폭풍우가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어느 여름날 밤, 그것도 자정이 이슥히 지난 밤중에서부터 시작된다.
동해 바다의 거센 물결은 술 취한 마귀와도 같이 삼라만상을 모조리 집어삼킬 듯이 암흑과 같은 어둠 속에서 커다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쾅 하고 밀려왔다는 또다시 욱 하고 밀려나가곤 한다.
쾅 하고 절벽을 부숴대는 무서운 파도소리와 아울러, 번쩍하고 번갯불이 빛나면 그 순간, 도깨비불처럼 새파란 요마(妖魔)의 세계가 어지러운 바다 위를 눈부시게 비췄다가는 다시 캄캄한 지옥으로 변하곤 한다.
그 번쩍하고 비쳤다 꺼지는 새파란 요마의 세계에서 우리는 이 너무나 무서운 로맨스가 일어난 장소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