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이 기괴한 현상을 들은 상동은 사람을 들이어 그 아랫방을 뜯고 들어가 보았다.
먼지가 케케 앉은 방 안 중앙에 큰 궤 하나가 놓여 있고 그 궤 뚜껑 위에는
“이 궷속에 들은 보배는 이 방을 여는 사람에게 선물 드린다.”
하는 글자가 쓰여 있다. 상동은 그 궤를 열었더니 그 속에는 찬연한 황금이 가득히 들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상방(廂房)의 기현상은 황금이 상사를 부린 것이라고 하고 상공이 살고 있던 동네를 상동(尙洞)이라고 불렀다.
상공이 정승 지위에 오른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다.
다만 이 이야기를 듣는 자에게 오래 인상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은 사람 일생의 운수라는 것은 진실로 알 수 없다는 그것이다. -{본문에서}
윤백남은 금융인으로 출발하여 언론인ㆍ연극인ㆍ교육자ㆍ문인ㆍ영화인ㆍ만담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특히 그는 영화계에 선구적 공적을 남겼고 연극인으로서도 초창기에 극단을 주재하고 희곡을 쓰는 등 신파극을 정화하려고 노력하였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계몽주의적·인도주의적 경향을 띠었으며, 또한 경향 소설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역사소설이나 야담류로 흘렀고, 후기에는 본격적인 야담가로 나섰다.
대부분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한 숨겨진 역사의 뒷이야기나, 구전설화, 시대를 대표하는 풍자적, 해학적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